안녕하세요, 다산성곽도서관입니다. 어느덧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지는 3월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휴대전화를 먼저 집어 듭니다. 화면 속에는 이미 내가 좋아할 법한 영상과 글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10분 만에 정리한 영화’, ‘핵심만 뽑은 베스트셀러’, ‘알아서 추천해 주는 콘텐츠’.
읽지 않아도 된다고, 오래 붙잡지 않아도 된다고 친절하게 말해 주는 정보들. 우리는 그 속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기도 전에 결론을 소비합니다.
언젠가부터 ‘요약’은 이해의 다른 이름이 되었고, ‘추천’은 선택의 수고를 대신해 주었습니다. 편리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조금 허전합니다.
짧은 영상 하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내 생각일까.”
누군가가 깔끔하게 정리해 둔 문장들 사이에서 나는 얼마나 머물렀을까요. 마음에 걸리는 문장을 다시 읽어 보고, 잘 이해되지 않는 대목에서 잠시 멈춰 본 적은 요즘 들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은 원래 느린 일입니다. 한 문장을 끝까지 따라가 보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고,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읽어 보는 일.
그렇게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내 생각’이 생깁니다.
이번 3월, 다산성곽도서관은 조금 느린 시간을 권해 보려 합니다.
요약 대신 원문을 펼쳐 보고, 추천 대신 호기심을 따라가 보고, 정답 대신 질문을 오래 붙들어 보는 시간.
조금 불편해도 괜찮은 시간, 대신 오래 남는 시간.
급하게 넘기지 않아도 괜찮은 봄입니다. 생각이 자라나는 계절을 천천히 함께 걸어 보시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