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는 내선순환 중
VOL.4 (2024.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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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 이 익숙한 느낌은….’
여러분을 불현듯 옛 시절의 어딘가로 돌아가게 만드는 순간이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겐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리듬이, 돌아온 이십여 년 전 패션 아이템이, 혀끝을 자극하는 추억의 맛이 그 시절을 지나온 모두에게 제각기 다른 기억과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겐 이 모든 것들이 신선하고, 새롭고, 매력적인 그야말로 힙(Hip)한 순간이겠죠.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최근 들어 유독 잊고 있던 과거의 향수가 우리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는데 이른바 약과와 흑임자를 활용한 디저트의 유행, 인디음악의 역주행, 빈티지 인테리어를 일컫는 미드센츄리 콘셉트 카페의 등장, CD, LP의 판매량 증가 등 생활문화 전반에서 2000년대를 넘어 1980~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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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을 바로 ‘레트로(Retro)’라고 부릅니다. 레트로란, 추억이라는 의미의 ‘Retrospect’의 준말로 과거의 추억이나 유행 등을 그리워해 그것을 재현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최근의 레트로를 즐기는 MZ세대는 그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옛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처럼 그때의 그 문화, 그 물건, 그 음악, 그 행동을 즐기며 누구보다 순수하게 과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콘텐츠의 의존도가 바로 그 이유입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OTT(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등에 자주 노출이 되고, 지난 세대의 유명한 작품들을 보며 과거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더욱더 커지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울한 현대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각박한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합니다. 경제 위기와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과거에 누렸던 호황과 따뜻함, 편안함을 저절로 찾게 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마지막으로 MZ세대에게 레트로는 새로운 경험 그 자체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재탄생시키는 것, 과거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는 행위 자체가 현재의 불만족스러운 삶을 벗어나게 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모습의 레트로를 바로 ‘뉴트로(New-tro)’라고 칭합니다. MZ세대는 이 뉴트로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름 카메라처럼 찍히는 카메라 어플,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는 SNS 마켓, 턴테이블 모양을 한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단순히 과거의 재현이 아닌, 현대의 가치가 더해져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의 물건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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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한 뉴트로 카페의 디자인 특성 분석
조은수 외(2023), 『한국공간디자인학회 논문집』18(7), pp.203-214
"단톡주택의 역사를 알려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뉴트로 카페 디자인의 컨셉을 잡아 카페의 개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단독주택 #뉴트로 #카페 #공간 #디자인 #리모델링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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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학술지 및 기사의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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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닙니다. 각종 콘텐츠 분야에서도 뉴트로 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OTT 플랫폼 웨이브(Wave)에서는 2000년대 중반을 풍미했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8부작으로 재구성해 높을 화질로 선보였으며, 1970~80년대 대히트를 친 드라마 ‘수사반장’을 35년 만에 리메이크해 옛 원작까지 찾아보게 만들었죠. 게임업계 또한 레트로 문화 열풍에 뛰어들었는데요. 넥슨의 ‘메이플랜드’는 ‘메이플스토리’의 초창기 버전을 완성도 있게 구현하여, 6만 2338명의 접속자 수를 기록해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했습니다. 이렇듯 현대의 발전된 기술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과거에 대한 향수를 해소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영트로(Young-tro)’라는 단어 또한 새롭게 등장합니다. 뉴트로가 주로 모든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며 과거와 현대를 잇는 트렌드라면, 영트로는 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재해석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영트로는 MZ세대가 과거 스타일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변형하고 현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뉴트로는 과거의 스타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기술적·디자인적 차원에서 변형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따라서 영트로는 더 젊고 유행을 중심으로 하며, 뉴트로는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해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트로의 가장 큰 예로는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뉴 잭 스윙이라는 장르인 ‘Supernatural’을 발표해 그 시절을 소환했고, 80년대 히트했던 토니 베이즐의 ‘Mickey’를 샘플링하여 만든 블랙핑크 로제의 노래 ‘APT’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10~30대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추억의 ‘시크릿쥬쥬’ 인형이 최근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출시되기도 하고, 1996년 일본에서 출시되었던 계란 형태의 아날로그 장난감 다마고치의 팝업이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인 성수에서 열리는 등 새로운 복고의 형태인 영트로는 점차 더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새로움’과 ‘젊음’은 어떻게 복고와 결합하게 된 것일까요?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추억과 향수라는 정서적 안정감을 위해 복고 콘텐츠를 향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젊은 세대가 호응하는 지점은 조금 다릅니다. 과거의 것이 안겨주는 희귀함과 생경함. 즉, ‘재미’의 요소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재미는 바로 재해석에서 탄생합니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새로운 해석이 있어야 직접 과거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각인된다는 것입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부르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전하는 레트로. 어쩌면 이것이 세대 간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혀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쩍 쌀쌀해진 겨울의 중심에서 추억 속 한편으로 그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게 해줄 레트로와 함께 책으로 세대와 시대를 초월한 여행을 떠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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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813.7-양16ㅁ
삶의 모순을 향해 달려가는 스물 다섯 살의 안진진
#인생 #실수 #되풀이 #삶 #현실 #사랑 #방황 |
삼체
류츠신 지음 | 자음과모음 | 823.7-류85ㅅ
인류를 향한 복수가 그녀의 손에서 시작된다
#SF #넷플릭스 #문화대혁명 #우주 #인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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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 다산책방 | 843.6-키14ㅇ
우리 가운데 살아남을 것은 사랑이다
#영화 #아일랜드 #크리스마스 #침묵 #용기 #사랑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지음 | 유노북스 | 165.47-강65ㅁ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하석진 #철학 #현실주의 #쇼펜하우어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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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813.7-장12ㅎ
난 정말 한국에선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영화 #세대 #행복론 #이민 #변화 #사회비판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지음 | 현대문학 | 808-세14ㅎ-v.37
시대의 지성을 묶는 영원한 실존주의의 해시태그
#서거100주기 #단편집 #실존주의문학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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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이 책을 읽었던 그 시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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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랫말 아이들
황석영 지음,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아813.8-황54ㅁ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구어낸 따뜻한 아름다움
#성장소설 #어른을위한동화 #전쟁직후 #희망 #인물 |
마당 깊은 집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813.7-김66ㅁ
내 시간의 일부, 하찮지만 소중한 취향에 대하여
#드라마 #공감 #전쟁직후 #극복 #생활상 #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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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과 연대하는 새로운 레트로 라이프를 엿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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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빈티지 마켓을 시작했습니다
박혜주 지음 | 엣눈북스 | 818-박94ㄴ
오래되고 낡은 빈티지 의자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
#인테리어 #디자이너 #가구 #가치 #라이프스타일 |
하찮은 취향
김기열 지음 | 미메시스 | 818-김18ㅎ
내 시간의 일부, 하찮지만 소중한 취향에 대하여
#수집 #물건 #아카이브 #존재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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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원동력 삼아 돌고 또 돌아오는 레트로.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순간도 언젠가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추억의 한편으로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요?
다산성곽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오프라인 북큐레이션 소개를 끝으로 내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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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다산성곽도서관 오프라인 북큐레이션의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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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다산성곽도서관 사서 이하림, 송지호
다산성곽도서관 |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17길 173 | 02-2230-2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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