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국제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가 경제적 위기를 겪었던 ‘오일 쇼크’"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제 정치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던 ‘트럼프 쇼크’"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보건, 경제, 사회 시스템이 급격히 변화할 수밖에 없었던 ‘코로나 쇼크’" 우리는 경제,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설명할 때 종종 ‘쇼크’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 발생하죠. 지난 2월,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던 이른바 ‘딥시크 쇼크(DeepSeek Shock)’입니다.
딥시크는 중국의 인공지능 회사이자, 중국판 챗지피티로 불리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입니다. 딥시크가 주목받은 이유는 챗지피티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의 모델을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수천억 원을 투자해야만 높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림과 동시에 인공지능 패권 경쟁에 방아쇠를 당긴 셈이죠.
하지만 가성비 좋은 이 인공지능의 이면에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검열, 보안 등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존재합니다.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민감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보가 유출되면 잘못 활용될 위험성도 커지게 된 것이죠.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외교와 안보, 통상 분야에서 민감한 기밀 정보를 다루는 정부 부처는 물론, 카카오와 같은 민간 기업들 또한 서둘러 딥시크 사용을 제한하기에 이릅니다.
국가정보원은 딥시크의 문제점, 특히 우리에게 더욱 와닿을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예를 들어 “김치의 원산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어로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가 깃든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답한 반면, 같은 질문을 중국어로 했을 때는 “원산지는 한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동북공정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에는 한국어로는 “주변 국가와의 역사적 해석 차이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고 답했지만, 영어와 중국어로 묻자 “정당한 주도권 행사”라고 답변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언어에 따라 달라지는 응답은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특정 국가의 입장이나 이데올로기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우려를 자아내죠.
이러한 딥시크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계는 비단 우리만의 걱정이 아닙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딥시크의 접근 자체를 아예 차단했으며, 미국과 호주 역시 공공기관에서의 사용을 금지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과연 딥시크만의 것일까요? 최근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에이아이가 챗지피티의 이미지 생성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위 영상과 같이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인기 애니메이션의 화풍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게 된 것인데요. 놀랍게도 그 결과물은 원작자의 손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 작가가 그린 듯한 퀄리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로 여겨졌지만, 곧 창작자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무단으로 차용하거나, 명확한 동의 없이 그들의 표현 방식을 모방하는 일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질문이 제기된 것이죠.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창작과 저작권이라는 오래된 논의에 새로운 문제의식을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통해 타인의 창작물을 ‘닮은 것’ 이상으로 재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디까지가 창작이고 어디서부터를 침해로 봐야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