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곽도서관 온라인 북큐레이션 : 무해력 (無害力) 작고 부드러운 존재의 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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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없이도 통했다? ‘폭싹 속았수다’가 증명한 무해력의 시대 (feat.김중혁 작가) | 출처 : YOTUBE – 비사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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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온라인 북큐레이션 「짜릿함을 찾아서」(2호, 2024.7.20.)에서 우리는 강렬한 재미를 좇아 행복감을 느끼는 ‘도파밍(Dopaming)’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도파밍’은 즐거움을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이고 더 강력한 콘텐츠를 향해 달려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도파밍’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죠.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 감정을 거세게 흔드는 전개들…. 하지만 최근 그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합니다.
가방에 매달린 인형 키링, 그저 먹고 움직이고 잠들 뿐이지만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판다들, 작고 동그란 몸짓의 동물들, 순수함으로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아기들, 보통의 삶을 담담히 그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 《폭싹 속았수다》(2025), 눈앞의 장면만으로 가슴이 뭉근하게 일렁이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 《어른 김장하》(2023), 숏폼은 즐기고 있던 내가 어느덧 잔잔한 긴 영상을 보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 《핑계고》(2021), 《언니네 산지직송》(2024)까지― 그들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하며, 잠시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기도 합니다. 자극적이지도, 소란스럽지도 않아서 오히려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되는 그 장면 하나가, 오늘 하루를 간신히 버텨낸 누군가에게 숨 쉴 틈을 건네주는데, 우리는 그 다정하고 고요한 감정의 틈을 ‘무해력(無害力)’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무해력’이라는 단어는 『트렌드 코리아 2025』(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에서 올해의 사회적 키워드 중 하나로 제시된 개념입니다. 이곳에서는 ‘무해력’을 힘들고 험한 세상에서 나에게 해를 끼칠 일이 없는 작고, 귀엽고, 순수한 존재가 가지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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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해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사 및 관련 자료
1. 세상살이 힘들어서… '순한 맛' 또 어디 없수?
김성윤, 조선일보, 2025.4.8.
"작고 귀여운 대상을 볼 때 우월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이들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안도감에서 그 애정이 나온다는 것."
#편안함 #위로 #콘텐츠 #캐릭터 #귀여움 #권력감정
*각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학술지 및 기사의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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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과 치유를 받는다는 의미에서 이제는 예사말이 되어버린 ‘힐링(Healing)’. ‘무해력’ 역시 위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 ‘힐링’이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하죠. 하지만 ‘무해력’은 ‘힐링’보다 더 조용하고, 더 수동적이며, 더 미묘한 방식의 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해력’은 의도적이며 감정의 깊이가 깊은 ‘힐링’과 달리, 존재 자체에 위로를 얻고, 감정을 건드리지 않기에 피로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그저 조용히 있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더 가깝기에 분명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힐링’과는 다른 결을 가집니다.
‘무해력’을 담은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크게 웃기지도 않고, 눈물이 터질 만큼 감동적이지도 않지만, 묘하게 계속 보고 싶고, 마음이 놓인다는 것. 도파민이 넘쳐나는 고자극의 시대에, 이제는 자극이 없는 것에서 오히려 진짜 안정을 찾는 흐름.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 속 피로와 혼란의 반작용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무해한 콘텐츠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권리와 존엄이 사라지는 순간도 분명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귀엽고 사랑스럽고 엉뚱한 어떤 아기의 일상을 담은 영상은 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기억을 선물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아이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무한 재생되는 영상, 수천 개의 댓글, 수많은 ‘좋아요’ 속에서 그 존재는 점차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귀엽고 순수하며 예쁘다는 이유로 존재 자체가 대상화되고 객체화될 때, 우리는 ‘무해함’이라는 말에 너무 쉽게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멈춰 서서 경계해 보아야 합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모든 사람이 ‘무해력’에서 같은 위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판다의 일상에 웃음을 터뜨리지만, 누군가는 “이게 뭐가 그렇게 특별하지?”라며 무심히 스쳐 지나가죠. 그리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위로를 받았다는 이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설정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할 겁니다. 감정의 결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가 서 있는 마음의 지형도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어떤 이에게 깊은 위안이 주는 장면이, 또 다른 이에게는 아무런 울림 없이 지나갈 수 있는 것처럼요.
모두에게 다 같은 ‘위로’도, 똑같은 ‘무해’도 없기에 ‘무해력’ 또한 나에게 꼭 맞는 감정의 휴식을 선택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는 것은 어떨까요? 때로는, 귀엽고 순수한 것보다 날카로운 이야기나 씁쓸한 진실이 더 간절한 날도 있겠지요.
지금 여러분은 어떤 속도와 감각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있나요?
그저 오늘 하루, 조금은 덜 자극적인 콘텐츠에 마음을 잠시 기대어 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장면이,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날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기대고 싶은 무해한 무엇이 있다면, 오늘만큼은 마음껏 그 안에 머물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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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매일매일 행복해
강철원 외 지음ㅣ시공주니어ㅣ 818에44ㅍ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준 푸바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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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하면 뭐 어때! 있는 그대로 행복해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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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귀여운 고양이와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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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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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지구력
윤홍균 지음ㅣ21세기북스ㅣ189-윤95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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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소통 명상수업
김주환 지음ㅣ인플루엔셜ㅣ타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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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아 외 지음ㅣ위즈덤하우스ㅣ326.72-옥54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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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순한맛 #위로 #공감 #롱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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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지음ㅣ알에이치코리아ㅣ843-마57ㄱ
'나는 무엇을 귀엽다고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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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음ㅣ안온북스ㅣ814.7-김95ㄷ
일상에서 얻은 소중한 다정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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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외 지음ㅣ디플롯ㅣ476-헤64ㄷ
혐오를 줄이는 방법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인류 #진화 #혐오 #친화력 #생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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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온라인 북큐레이션의 주제는 ‘서브컬처(Subculture)’입니다. 다가오는 7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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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다산성곽도서관 사서 이하림, 김채빈
다산성곽도서관 |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17길 173 | 02-2230-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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